[뉴스] 해발 4158m 스위스 융프라우 절경…'아이거 익스프레스'로 15분만에 만난다
작성자 Focus Swi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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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거 익스프레스(Eiger Express).ⓒ융프라우 철도 제공

해발 3454m에 자리해 '유럽의 지붕'으로 불리는 알프스를 가장 높은 곳에서 볼 수 있는 융프라우요흐는 스위스 여행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 가운데 하나다. 스위스 정부가 유럽에서도 선제적으로 코로나 빗장을 풀면서 오랜만에 해외여행을 계획 중인 국내 여행객들에게도 주목받고 있다.

융프라우요흐를 가장 간편하게 보는 방법은 뭘까. 물론 일찌감치 개통한 융프라우 산악열차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지만, 해외 여행객들에게 시간은 곧 금인 법. 융프라우(해발 4158m)의 산악마을 그린델발트(해발 943m) 터미널과 융프라우요흐로 가는 마지막 관문인 아이거글레처(2320m)역을 15분 만에 오를 수 있는 '아이거 익스프레스' 야말로 해답을 줄 수 있는 새로운 선택지다.

세계자연유산인 유럽 최장의 알레취 빙하를 더 빠르고 편하게 볼 수 있는 아이거 익스프레스는 지난 5년여간 융프라우 철도 회사가 주민 한 명 한 명을 찾아다니며 동의를 얻어 2018 년 본격적으로 착공했고, 2020년 12월부터 안정적인 운항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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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린델발트 터미널.ⓒ융프라우 철도 제공

대중교통 허브·문화체험 공간 '터미널'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찾은 그린델발트 터미널은 처음에는 한산했으나 금세 스키 여행객들로 붐볐다. 그린델발트 터미널은 아이거 익스프레스의 개통과 함께 문을 연 최신 복합 터미널로 곤돌라, 기차, 버스 등 다양한 대중교통의 허브 역할과 쇼핑, 문화체험 공간이 공존한다.

터미널 곳곳엔 여행객들의 편의를 위해 그림 안내 등이 있어 쉽게 길을 찾을 수 있다. 터미널 내부 인테리어 등은 공항 디자인을 참고했다고 한다. 이곳에선 아시아 스키 여행객들 입맛에 맞춘 '누들 수프 바'를 비롯해 독일 아우디사의 프리미엄 전기차를 모티프로 꾸민 'e-트론 바'에서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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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린델발트 터미널 내부에 있는 스키 라커.ⓒ뉴데일리DB

스키·보드 등 장비대여도 완비

터미널 안에는 최신식 스키 라커가 완비돼 있어 장비를 보관한 후 식사나 쇼핑을 즐길 수 있다. 고글, 점퍼 등 각종 물품을 대여 및 구매할 수 있는 상점도 마련돼 있어 장비 없이 맨몸으로 온 여행객의 걱정도 덜어준다.

스키·보드를 탈 수 있는 클라이네 샤이텍부터 그린델발트 터미널까지 겨울 스포츠를 즐기며 내려와 슬로프 끝에 다다르면, 우리나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에어건'으로 장비에 남아있는 눈 등을 털어낼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융프라우 철도 최고경영자인 우르스 케슬러씨가 지난 2018 년 평창올림픽에 방문했을 당시 감명을 받아 스위스 그린델발트 터미널에 그대로 적용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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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린델발트 터미널 내부 안내 그림.ⓒ뉴데일리DB

본격적으로 곤돌라에 올랐다. 최대 26명이 탑승할 수 있는 곤돌라는 좌우 전방 모두 통유리로 돼 있어 터미널부터 아이거글레처로 오르는 15분간 아이거 북벽의 위용과 그린델발트 마을의 전경을 막힘 없이 감상할 수 있었다.

산을 오를수록 바람이 불며 눈발이 거세졌지만, 시속 100km 강풍에도 운행하는 곤돌라 내부는 평온했다. 사진 촬영을 위해 곤돌라 내부를 돌아다니는 움직임도 다른 관람객들에겐 방해가 되지 않았다. 곤돌라에는 열선이 설치돼 눈이나 성에가 시야를 가로막지도 않았다. 아이거 익스프레스는 유럽에서 최초로 8m/s(시속 28.8km)의 속도를 구현해 그린델발트 터미널~아이거글레처의 6.5km 거리를 단 15분 만에 주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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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레취 빙하을 깎아 만든 얼음궁전 내부.ⓒ뉴데일리DB

'톱 오브 유럽'서 알레취 빙하 감상

아이거글레처역에서 산악 철도를 타고 도착한 융프라우요흐에는 유럽대륙의 철도역 가운데 가장 높은 곳을 의미하는 '톱 오브 유럽'(Top of Europe)이란 이름의 융프라우요흐 철도역이 있다. 역에는 세계 각국 언어로 환영 인사가 쓰여 있고 아시아 언어 중에서는 '환영합니다'라는 한글이 가장 위에 적혀 있었다.

융프라우요흐역 내부로 들어가면 유럽에서 가장 높은 우체국을 볼 수 있다. 융프라우요흐엔 자체 우편번호가 있어 이곳에서도 편지를 보낼 수 있다고 한다. 걸음을 옮기면 날씨가 좋지 않으면 실내에서 융프라우 위용을 감상할 수 있는 시네마존이 나온다.

승강기를 타고 올라갈 수 있는 고도 3571m에 자리한 '스핑스 전망대'에선 알프스 파노라마를 감상하고 알레취 빙하가 뿜어내는 눈부신 아우라를 만날 수 있다. 스핑스는 본래 천문대였으나 현재엔 기상 관측소를 운영하며 융프라우요흐의 깨끗한 공기로 빙하학, 대기화학 등을 연구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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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파인 센세이션 내부 대형 스노우볼.ⓒ뉴데일리DB

융프라우 철도 100주년을 기념해 만들어진 '알파인 센세이션'에선 곤돌라, 산악 철도, 그린델발트 마을 등이 담겨 융프라우 철도 과거 이야기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대형 스노우볼을 감상할 수 있다.

발걸음을 옮기면 알레취 빙하 30m 아래 만들어져 자연빙하로 사면이 둘러싸인 얼음궁전을 만날 수 있다. 얼음궁전 곳곳에서 볼 수 있는 빙하로 제작한 조각상들도 여행의 즐거움을 높여준다. 한 관광객은 얼음궁전 내부에서 샴페인을 마시고 있었다. 예약만 한다면 빙하 안에서 칵텔일이나 위스키, 음료 등을 즐길 수 있게 마련하는 프로그램도 있다고 한다. 얼음궁전 한쪽에서는 빙하 안에서 위스키 오크통을 저장한 모습도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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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레취 빙하를 깎아 만든 얼음궁전 내부에 보관된 위스키 오크통.ⓒ뉴데일리DB

세계자연유산 알레취 빙하

얼음궁전을 빠져나오면 알레취 빙하와 융프라우 절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고원지대가 나온다. 하얀 설원 위 한가운데서 펄럭이는 스위스 국기 앞에선 인생샷을 건질 수 있다.

융프라우요흐는 단순히 융프라우 절경만 감상할 수 있는 곳이 아닌, 다양한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융프라우요흐에서 걸어서 45분 걸리는 묀히요흐 산장까지 트레킹을 하고, 한여름에도 눈썰매와 스키·보드 및 짚라인을 경험할 수 있다.

각종 액티비티를 즐기고 배고파온다면 '하늘 위의 맛집'이 기다리고 있다. 알레취 빙하의 전망과 함께 스위스 요리를 비롯해 등심 스테이크 등 호불호 없이 즐길 수 있는 메뉴가 마련된 크리스탈 레스토랑과 셀프서비스 레스토랑, 단체 관광객을 위한 식당까지 완비돼 있다. 매점에서는 우리나라 신라면을 판매한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초콜릿 가게인 '린트' 매장을 들린다면 디저트까지 한 번에 해결된다.

융프라우요흐역 구간권 구입 승객과 VIP 패스 구입 승객에겐 해당 기간 아이거 익스프레스 무제한 탑승, 각종 엑티비티 무료 또는 50% 할인 등 특별한 혜택이 주어진다. 국내 판매 대행업체인 동신항운의 할인쿠폰을 통해 더욱 저렴한 가격으로 VIP 패스 등을 구입할 수 있다. 융프라우 철도 구간을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VIP 패스는 3일권 기준 220프랑(1프랑=한화 약 1300원)으로 정상 요금(약 480~530프랑)에 비해 50% 이상 저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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