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스위스 "부모 학력이 자녀 진로 결정"
작성자 Focus Swiss

스위스 대졸 부모의 자녀 80%, '김나시움' 진학

 

지난 2월 말 스위스 독일어 공영 방송 SRF는 스위스에서 부모의 학력이 아이의 진로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대학 졸업장을 가진 고학력 부모를 둔 아이들의 80% 정도는 대학 준비기관인 김나시움에 진학하는 반면, 부모의 학력 수준이 그에 미치지 못할 경우, 24%의 아이들만이 김나시움에 진학하고 있었다. 이는 해마다 발표되는 정부 통계청과 연구자료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데 이 같은 경향은 수십 년째 바뀌지 않고 있다.

 

스위스의 학생들은 초중등 의무 교육 9년 기간이 끝나면 김나시움, 직업 훈련학교 그리고 일반 중등학교로 진학을 선택하게 된다. 한국의 교육과는 달리 스위스의 경우 의무 교육기간 동안 학생의 학업 성적과 적성, 재능 등을 기준으로 학문을 계속할 학생과 취업을 선택할 학생을 비교적 이른 시기에 구분 짓는다. 보통 9학년이 끝나는 15세 이전에 진학할 학교와 이후 진로가 결정되는 것이다.

 

김나시움의 경우 한국의 고등학교와 대학교 중간 수준의 고등교육 입문 기관으로 졸업까지 보통 3~4년이 소여 된다. 김나시움은 졸업생들은 대부분 대학(University)에 진학하고 있고, 일부가 기술 전문대학으로 진학한다.

 

김나시움에 진학할 경우 대부분 석사과정까지 염두에 둬 최소 5~6년 이상 학업에 매진하게 된다. 반면, 기술 전문대학의 경우, 일반 중등학교와 직업 훈련학교 학생들이 대다수를 이루는데, 보통 3년의 학사 과정 이후 취업을 하게 된다. 기술 전문대학의 경우, 현장 실습과 취업에 중점을 두는 실용 교육이 목적이고, 야간 과정도 존재하기에 직장 생활과 병행할 수 있는 장점도 가진다.

 

스위스는 지역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 중학교 3년 기간 동안 성적에 따라 두 분류, 혹은 세 분류로 등급을 나뉘어 김나시움, 일반 학교, 그리고 직업훈련 학교로 진학이 결정된다.

 

SRF는 학생들의 진학 학교를 결정할 때 성적과 적성을 주로 반영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현실적으로 가정환경, 즉 부모의 학력, 직업 등 배경이 개입된다고 보도했다. 예를 들어 노동자 계층, 제3국으로부터 유입해 온 이민자들의 자녀의 경우 김나시움에 진학할 성적이 충분한데도 일반 학교 진학을 권유받는 사례들이 있단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취업 대신 학업을 선택할 경우 부모가 이를 지속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경제적 여건이 되는지 확인한다는 이유에서다.

 

전문가들은 취약계층과 이민자 등이 현재의 교육시스템에서 소외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중학교 3년이란 기간에 학생들에게 등급을 매겨 향후 진로를 결정하는 스위스의 교육제도에 대해 꾸준히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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