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 스위스 베르비에 페스티벌을 즐기기 위해 전세계서 모여든 클래식 팬들의 모습. 유윤종 제공.스위스 발레 주로서는 드물게 뜨겁고 무거운 7월이었다. 스위스 기상청은 31일에도 평지 최고 기온 33도, 해발 1500m의 산지에도 25도 안팎의 후텁지근한 기온을 예고했다. 하늘은 종일 흐렸다 잠시 맑아지기를 반복했다.
저녁이 다가오면서 산 아래 마르티니에서 올라오는 자동차의 행렬이 장사진을 이뤘다. 올해 베르비에 페스티벌의 하이라이트로 꼽히는 임윤찬 리사이틀이 열리는 날이었다.
올해 베르비에 페스티벌의 최고 키워드는 임윤찬과 클라라 주미 강, 김선욱 등 한국 연주자들의 활약이다. 닷새 앞선 7월 26일, 임윤찬은 스승 손민수와 함께 라하브 샤니가 이끄는 베르비에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와 모차르트의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협주곡’을 연주하며 연주회장을 색다른 감흥으로 물들였다. 나흘 뒤의 실내악 무대에서는 다니엘 로자코비치, 키안 솔타니 등 젊은 거장들과 메트너의 피아노 5주중주를 협연했다.
31일 임윤찬 단독 리사이틀의 티켓은 일지감치 매진됐고 대기자 명단만 공지됐다. 표를 구하지 못한 이들을 위해 인근 '시네마 드 베르비에'에서 실시간 상영 순서가 마련됐고 이례적으로 스위스 RTS TV와 메디치 TV가 공연을 생중계했다.
전날인 30일의 베르비에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공연과 비교하면 확연히 동양인의 얼굴이 많이 눈에 띄었고 마을 곳곳에서 한국어가 들렸다. 처음 이곳을 찾은 관객들은 마을을 둘러싼 장대한 산악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기 바빴다.
기자의 옆자리에도 세 사람의 한국인이 자리를 잡았다. 스위스 제네바에서 근무하는 한국인 가장과 가족이라고 했다. 클래식에는 초보이지만 3월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열린 조성진의 리사이틀을 보고 피아노 음악의 세계에 단숨에 매료되었다며, 근무지 부근에서 열리는 기념비적인 행사를 놓칠 수 없어 일찌감치 표를 구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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