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곳곳에서 기후 변화에 따른 현상이 감지되는 가운데, 알프스 산맥이 있는 스위스도 직격을 맞았다. 지구 가열화로 알프스 빙하가 녹으면서 크고 작은 호수가 새롭게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주변 마을의 침수 위험을 높이는 등의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최근 10년간 새로 형성된 호수만 180여개, 1850년 소빙하기가 끝난 직후부터 집계하면 무려 1200개에 달하는 호수가 스위스 알프스에 새로 생겨났다고 스위스 연방 수생과학기술원(Eawag)은 최근 연구에서 밝혔다. 이번 연구를 위해 수생과학기술원은 19세기 중반 이후 기록들과 20세기 중반 이후 촬영된 항공 사진 등을 분석했다. 이에 따르면 빙하 호수 형성은 1946∼1973년과 2006∼2016년 두 차례에 걸쳐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1차 급증 때는 매년 평균 8개씩, 이후 한동안 속도가 더뎌졌지만 다시 빨라져 2차 때는 매년 18개씩 새로운 호수가 형성된 것으로 분석됐다. 이런 빙하 호수 급증에 대해 수생과학기술원은 "알프스 내 기후 변화의 가시적인 증거"라고 지적했다. 연구를 이끈 다니엘 오더마트는 "우리는 엄청난 숫자에 놀랐다"며 "지난 10년 동안에만 (호수의 개수가) 180개가 추가됐다. (호수) 형성의 뚜렷한 가속에 놀랐다"고 말했다. 한편 스위스과학아카데미(SAS) 연례 연구결과 발표에 따르면 스위스 알프스의 빙하는 지난해에만 전체 부피의 2%가량이 줄어드는 등 꾸준히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출처: 중앙일보] 기후 변화 겪는 스위스 알프스 '호수 1200개' 생겼다 |